스페인의 초현실주의는 스페인이 가장 자랑하는 돈키호테의 정신이다. 초현실은 허구적으로 굳어지고 병든 것을 해체하는 힘이다. 그러나 초현실은 단순한 해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새로운 초월과 창조를 향해 나아가는 힘이기도 하다. 때로 스페인의 초현실은 병으로서도 나타났지만, 병을 치유하는 힘이기도 했다. 스페인은 그들의 초현실을 통해 점진적 인격발달이 아닌 빅뱅과 같은 새로운 인격발달의 길을 열었다. 그들의 초현실은 정말 신비로운 힘이다.
이 책은 그들의 초현실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였다. 이러한 시도의 배경에는 저자의 직업의식도 작용하였겠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신비롭고 난해한 무언가를 그들의 인격과 무의식으로서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책은 학술적으로 그들을 분석한 책은 아니다. 진료실에서 환우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인격을 만나듯이, 저자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을 만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은 스페인이 이렇다는 것이 아니고 그냥 내가 만나고 본 스페인의 이야기인 것이다. 이 책에는 스페인의 다양한 현상과 사람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 나온다. 이를 통해 그들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가깝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속에 비추어진 자신의 모습까지 만날 수 있다면 자신과도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