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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땐 엎드려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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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땐 엎드려 울어
은미향 단편소설집
/
은미향
(밤의출항)


148*210mm / 196p / 무선제본 / 날개x




머리칼
이사
황태
울면 안 돼
일본근대문학관의 우산
희자
눈썹을 만지는 오후
좋은 건가
안녕, 위고

자가의 말 - 파생소설
영향력 실은 작가선 소개



<책 소개>

독립문예지 《영향력》 편집인이자 발행인인 은미향이 ‘키친테이블라이팅 계간문예지’ 《영향력》에 발표했던 9편의 단편소설을 엮고, 각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계절별로 묶었습니다.

소규모출판사 '밤의출항'에서 만드는 <영향력 실은 작가선> 시리즈의 첫 번째 소설집, 나일선 작가의 『우리는 우리가 읽는 만큼 기억될 것이다』에 이은 두 번째 단행본입니다.
본 시리즈는 현재 세 번째 단행본인 김정애 시집 『오래 미워한 사람에게』까지 출간했습니다.

<영향력 실은 작가선>
01 나일선 소설집 『우리는 우리가 읽는 만큼 기억될 것이다』
02 은미향 소설집 『울 땐 엎드려 울어』
03 김정애 시집 『오래 미워한 사람에게』

은미향의 소설에서는 대체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작가 소개>
《영향력》을 폐간했다. 소규모출판사 <밤의출항>에서 소설집과 시집을 출간한다. 소설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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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도 되고 대학에도 왔으니 이제 남은 건, 모든 게 다 이뤄지고 좋아지는 일뿐이라는 무언의 기대로 가득 찬 캠퍼스에서는 처음 보는 애들도 눈이 마주치면 괜히 웃으며 응원하는 눈빛을 보냈다. 무엇보다 그들은 단 한번도 내 머리에 관해 언급하거나 오랫동안 시선을 두지 않았다. 키 작은 친구는 작다고 놀리고, 못생긴 친구는 못생겼다고 놀렸지만, 내 머리숱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놀리지 않았다. 모두 서로를 놀릴 때도 나는 아무도 놀리지 못했다.
/
희망은 일종의 재능이었지만 자주, 저주였으니까. 희망을 가져야지 마음 먹는다고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희망 같은 거 품지 말아야지 한다고 마음속에서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
소중한 추억이나 우리가 함께했던 것들, 내가 엄마에게 나도 모르게 주었을 기쁨 같은 것들은 하나도 떠올릴 수 없었고 오직 그런 것들만 생각났다. 하지 못했고 하지 말았어야 했고 지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절대 할 수 없을 것들만이 끝도 없이.
● 「머리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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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뉴판에 없는 메뉴를 큰 소리로 주문한 손님처럼 몹시 당황스러웠다.
● 「이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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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못할 건 없다. 강정민 씨는 생각했다. 어려서부터 남다른 독서량을 자랑해왔다. 아직 소설은 쓰지 않았지만 소설을 제외한 이런저런 글은 꾸준히 써 왔다. 꽤 소질이 있어서 국민학생 때는 글짓기와 글씨 쓰기 관련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국민학교 삼 학년 때 강정민 씨가 쓴 동화를 반 친구들이 돌려 읽었고 육 학년 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느낀 슬픔을 시로 써서 구청장이 주는 효심 표창을 받았다. 중학교 일 학년 때는 논술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국어 담당이었던 담임선생님은 언젠가 강정민 씨를 따로 불러 커서 꼭 작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들 수능 공부에 한창이던 고등학교 삼 학년 땐 한 대학에서 주관하는 백일장에 학교 대표로 참가해 부패한 시대를 풍자하는 시로 입선하기도 했다.
가슴속에 담아놓은 문장도 많고 이야기도 많았다. 쓰기만 하면 됐다. 안 써서 그렇지 쓰면 잘 쓸 수 있었다. 강정민 씨의 엄마도 늘 그렇게 말했다. 얘가 안 해서 그렇지 뭐든지 하면 참 잘해요.
● 「황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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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울면 안 되는데 어떡하지.
이준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래현과 통화하며 내가 말했다.
- 그러게, 너 울면 안 될 텐데 큰일이다.
단톡방에선 이미 네 시간도 더 전에 소식과 위로가 오간 후였다. 아주 늘어지게 늦잠 자다 일어나자마자 그 소식을 확인했고 이준보다 래현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래현은 오늘 저녁밖에 시간이 안 된다고 했다. 새벽에 올라오더라도 래현이 갈 때 같이 다녀오는 게 좋긴 한데 외출하는 것 자체가 걱정이었다.
이날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에서 세계 최초로 예정대로 치르게 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선거일이자, 내가 눈밑지방재배치 수술을 받은 지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수술 다음 날 저녁부터 가벼운 세안은 가능하지만 되도록 수술받은 부위에 충격을 주지 않는 게 좋다고 했기 때문에 병원에서 돌아온 후 세수 한 번 하지 않고 칩거 중이었다.
● 「울면 안 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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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는 일 년 365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우산을 갖고 다니는 사람이었다. 매일같이 무거운 우산을 들고 다니느니 일기예보를 꼬박꼬박 챙겨보는 편이, 편의점에서 비닐우산을 사는 편이,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맞는 편이 더 낫지 않으냐고 물었다. 이야는 우산을 깜빡해서 비를 맞는 것보다는 매일 챙겨 다니는 편이 그냥, 편하다고 했다. 그가 늘 가방에 넣어 다녔던 건 굉장히 큰 우산이었다. 이단 우산이라 접을 수 있으면서도 펼치면 직경이 무려 몇 센티미터나 된다고 자랑했었는데 이제 숫자는 잊었다. 언제고 기억나는 건 그 우산 속에 처음으로 함께 들어갔던 때였다. 같이 걸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많이 올 거라는 예보가 있었던 날이었고 해경과 이야가 각자 우산을 꺼내 썼다. 서로의 우산 끝이 자꾸 부딪혔다. 그냥 이걸 같이 써도 될 것 같은데. 이야가 말했고 해경은 잠시 망설이다 우산을 접었다. 이야가 자랑스러워하며 말했다. 이것 보라고, 직경이 몇 센티미터나 되는 우산을 갖고 다니니까 이렇게 좋지 않냐고.
● 「일본근대문학관의 우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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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집에서, 희자는 혼자가 됐다. 자신의 이름을 가장 먼저 불러줬을 사람이 세상에서 사라진 후 그 집에 다시 돌아갔을 때 희자가 그랬다. 앞으로 자기를 ‘큰이모’나 ‘이모’라 부르지 말고 이름을 불러달라고.
/

혼자는, 견뎌내야 하는 상태라 생각했다. 견디고 견딘 끝에 혼자가 아닌 둘이 되고, 셋이 되어야 하는 거라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혼자가 된다면 혼자인 자신을 또다시 극복해내어 둘이든 셋이든 돼야 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희자는, 날 때부터 혼자였던 사람처럼 너무도 노련한 혼자가 되어 있었다.
● 「희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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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일요일 오후 낮잠에서 깼을 때 차훈의 얼굴에 풀이 돋아나 있었다. 풀은 오로지 초록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문장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차훈도 그랬다. 차훈의 얼굴 위에 난 풀은 짙은 갈색이었으니까. 그렇다고 우리가 아는 대로 그냥 머리카락이라거나 털이라고 간단히 불러버릴 수는 없는, 풀이라고밖에는 부를 말이 없는 그런 것이었다.
풀을 먼저 발견한 건 오후였다. 잠에서 막 깼을 때 눈 위쪽이 무겁고 축축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잠에서 막 깰 때는 으레 그랬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얼굴을 맞대고 잠들었던 오후가 눈을 뜨고, 또렷한 시야 속에 차훈의 얼굴을 넣기 전까진 그랬다.
오후가 말했다. 너 얼굴이 왜 그래.
차훈이 눈을 비비며 대답했다. 내 얼굴이 왜.
● 「눈썹을 만지는 오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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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에는 손님을 태우기 싫었다. 그게 싫으면 택시를 몰고 나오지 말아야 했는데 빗속을 운전하는 건 또 좋았다. 비가 왜 좋은지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지만 빗속을 운전하는 게 좋은 이유는 분명했다. 천장을 때리는 빗소리가 좋았다. 크면 큰대로 투둑투둑, 작으면 작은대로 타닥타닥, 소리가 대체로 마음에 들었다. 편평한 돌 위에 구겨진 천을 올려놓고 방망이로 두드리면 천이 조금씩 펴지는 것처럼, 빗소리가 마음을 다듬었다. 다듬는 리듬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정신은 온전히 리듬이 됐다. 리듬은 규칙적으로 반복되고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촘촘한 리듬 사이로는 이물질이 끼지 않았다. 그래, 못질보다는 다듬이 소리에 가깝네. 못질하는 소리는 싫지만 다듬잇방망이 소리는 좋아했으니까, 그래서 빗소리도 좋은 거야. 그 리듬을 멈추고 싶지 않은데, 하지만 택시니까, 택시라서, 사람들은 자꾸 손에게 차를 멈춰 세우도록 요구했다.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싶은데 자꾸 상관없는 곳으로 가자고 했다.
/
어떻게 저렇게 늘 힘을 내고 있을 수가 있지, 임은 어쩜 저렇게 항상 좋지? 저렇게 항상 좋은 임이 곁에 있어도 나는 늘 좋지는 않고, 모든 것이 좋지도 않고, 임조차도 가끔 싫어질 때가 있는데. 그런 걸 말로 다 뱉어버린 날에도 임은 화내지 않았다. 평소와 똑같이 웃으면서, 좋지 않을 게 뭐야, 그랬다. 손으로서는, 그렇게 좋은 임이 옆에 있다는 걸 제외하면 사실 좋을 만한 게 별로 없었는데, 그나마 임은 하루의 대부분을 택시에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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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퇴근해 들어오면 손은 삼십 분쯤, 어떤 날은 한 시간도 넘게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다. 그때만큼은 뭐가 좋다거나 싫다거나 하는 감정이 모두 사라지고 소파에 파묻힌 몸만 남았다. 뭔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려면 최소한의 에너지가 필요했으니까.
● 「좋은 건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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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상 속에서만 대담하고 일어나지 않을 일에 관해서만 호쾌하다.
/
내가 회사에 가서 일하는 동안 너는 내 집에서 대체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냈다.
위고, 너는 이름이 위고인데, 왜 아무 데도 안 가?
내 이름은 네가 부를 때만 위고니까 네가 같이 가야 가.
검고 큰 네가 어울리지도 않게 그런 말을 하면 나는 조금 환하고 가벼워졌다.
● 「안녕, 위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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