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옆 페이지인데 이렇게 극명한 온도차. 매력터짐.
하나의 글 안에서도 그와 그놈, 그자식, 그새끼를 넘나드는 스펙타클한 호칭변화와,
페이지 마다 롤러코스터처럼 극명하게 달라지는 감정변화,
그러면서도 끝까지 놓치지 않는 유-머까지.
이별 이야기인데, 낄낄대며 읽게되는 것이 매력인 책입니다.
그런데,
분명 낄낄대며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니 어쩐지 마음이 차분하고 조금 슬퍼집니다.
그러니까, 세상에 슬프지 않은 이별이 어딨겠어요.
많이 공감하며 읽었어요.
매 시간마다 다른 방향으로 롤코를 타며 분열하는 감정,
그럼에도 아무렇지 않은 척 또 출근해야하는 어른의 삶,
솔로라서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이 좋았다가, 누구라도 만날까 싶었다가,
금세 또 이게 무슨 소용이냐 싶어지는 생각의 무한 루프,
괜찮아졌다 싶었다가 또 다음날에 갑자기 와르르 무너지는 마음 같은 것들.
이 모든 게 저도 언젠가 겪었던 것들이니까요.
이 책을 읽을 누군가에게, 구여친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난 연애의 여파 속에서 정신분열 수준으로 난잡하게 써내려간 내 문장이 이제 와서 거짓이라고는 할 수 없듯이,
당신의 머릿속을 헤집고 뛰어다니는 문장들과 당신의 삶을 차지한 순간들도 분명히 거짓이 아닐 거라고.
오늘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것 같아 초조한 마음 역시 원래 다 그런 것이라고.'
그러니까 이 책은,
오늘 이별한 당신,
지금 이별을 겪으며 그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당신,
아직 괜찮지 않고, 함께 욕하고 싶은 당신,
괜찮다는 말을, 위로를 듣고 싶은 당신,
그리고 언젠가 이별을 겪어본 적 있는 당신,
모든 당신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때로는 박장대소하며, 때로는 질질짜며 읽을 수 있을거예요.
+
이별한 친구에게 선물로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