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엉, 부추, 돌김
대학 선후배 사이인 부추와 우엉, 길 위에서 만나 부부가 된 돌김과 부추.
20대에 만나 친구가 된 셋은 30대에 함께 살기로 마음먹고 강화도에 공동 명의의 집을 지었다.
집 지으며 생긴 ‘빚’ 덕분에 더욱 끈끈한 생활공동체가 됐다. 그 집에 ‘시점’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책방이자 북스테이를 운영한다.
강아지 2마리, 동네 고양이 5마리, 직접 심은 나무 6그루와 함께 살고 있다.
친근하고도 정겨운 셋의 닉네임은 어느 날 함께 차린 저녁 밥상에 올라온 반찬에서 하나씩 따왔다.
/
“집 짓기의 힘겨운 과정과 셋이 함께 진 대출 덕분에 우리는 생활 공동체이자 대출 공동체가 되었다. 대출이 만들어준 내 편이 나는 정말 만족스럽고 좋다.
부추와 돌김이 나누어주는 따뜻한 에너지는 가족 이상이다. 그럼에도 우리 셋의 관계를 표현하는 일상 용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친구일까?
보통 사람들은 친구와 동거하는 건 가족을 이루기 전, 임시로 주거하는 형태로 인지하기 때문에 30대인 우리는 의문 가득한 눈길을 종종 받는다.
법이 인정하는 일명 ‘정상가족’이 아니라는 사실은 일상적인 불편함 외에도 집 짓기 프로젝트를 하는 내내 걸림돌이 되었다.
그놈의 정상가족이 뭐길래 우릴 이렇게 서럽게 만드는 걸까?” —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