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엄띄엄 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프랑스길,28일간의 556km 도보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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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하모니북)
148*210mm / 336p / 무선제본 / 날개o
스페인에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것이 있다. 정식 명칭은 Camino de santiago(까미노 데 산티아고). 성 야고보의 유해가 발견 된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8~9개의 루트를 말한다. 유래에 따라 종교적인 의미가 강하나 근래에는 트래킹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이들도 많다. 기장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루트로는 프랑스 생장에서부터 출발하는, 공식거리 776kn 의 프랑스 길로 2019 년 기준 55%의 순례자가 이 길을 선택하였고, 그 중 한 명이 바로 접니다.
2019년7월.
철저한 무신론자이자 등산을 싫어하고 버킷리스트로 생각조차 해본 적 없던 순례길을 50 리터 배낭을 메고 갔다 왔습니다. 사실 갔다 라기 보단 도망을 쳤습니다. 현실로부터요
''순례자'라는 그럴듯한 타이틀로 시작된 걷기는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첫 날부터 화상을 입었고 걸음은 매일매일 느려졌죠. 결국 버스를 타야 했습니다. 프랑스길의 공식 거리는 776km, 제가 걸은 거리는 556km 입니다. 모든 길이 완벽하진 못했지만 이 또한 공식적으로 완주의 범위입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100km 이상 걸으면 완주로 인정합니다.
'도보로서 완주'는 사라졌지만 산티아고에 도착하기까지 28 일 동안 다양한 생각들이 솔직하게 튀어나왔고 감정이 변화했습니다. 걷는 동안엔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한참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블로그에 내키는 대로 쓴 오타 많은 글들이 읽혀지는 것을 보며, 너무 좋은데 마땅히 보여줄곳 없이 가지고만 있던 필름 사진들과 함께 엮어보는 건 어떨까? 라는 생긱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어진 거리를 완벽하게 걷지 못했는데도 이 책을 쓴 동기는, 단편의 결과보다 장편의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한 가지 꼭 전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순례길에서 버스 좀 타면 어때요. 그것은 그저 하나의 수단일 뿐입니다. 길보다 과정 속을 걷는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단 걸 잊지 마세요.
*목차는 네 가지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준비를 하게 된 시점에서부터 시작을 하여 도착을 하고, 순례길의 연장선상을 관광객의 입장으로 방문 하기까지와 더불어 돌아오고 나서 곱씹어 봤을 때 전체적으로 느꼈던 솔직한 입장이 마무리로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