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변화의 시작이에요. 주변의 모든 것을 바꾸죠.
거리의 모습도 변하고, 거리를 비추는 햇살과 그늘이 드리우는 모습도 달라져요.
그리고 사람들! 그 공간에 사는 사람들도 달라진답니다.”
건축 과정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와요!
멋진 그림과 함께 보는 생생한 건축 현장
이 책은 건축물이 올라가는 과정을 16단계로 나누어 순서대로 차근차근 들여다본다. 그 내용이 흥미로운 것은 우리의 주인공 클라라의 반짝이는 호기심과 관찰력 덕분이다. 클라라는 옆집에 새로운 건물이 올라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학교 특별 수업인 연구 프로젝트 주제로 ‘건축’을 제안한다. 그렇게 시작된 클라라의 옆집 건축 관찰기. 클라라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각 건축 단계에 대한 설명은 재치 넘치는 비유로 가득하다. 클라라는 ‘기초 공사’에 대해 설명하면서 “건물은 움직이면 안 되잖아. 그래서 기초를 땅속에 튼튼히 고정해야 하거든. 나무에서 뿌리가 하는 일과 같아.”라고 한다. 콘크리트를 만드는 일에는 “밀가루는 시멘트, 아몬드는 모래, 코코넛 우유는 물”이라면서 케이크 반죽을 만드는 일에 빗댄다.
건축 과정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데 그림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매 장 오른쪽에 배치한 전면 그림은 페이지를 쭉 넘기는 것만으로도 건축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단순히 한 층 한 층 건축물이 올라가는 모습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을 둘러싼 사람들을 보여주는 점이 특별하다. 건축가, 측량사, 전기 기사, 미장공 등 건축 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또 건축물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비춘다. ‘벽을 세우고 지붕을 얹는 것만 건축이 아니다. 건축물이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어떻게 상호 작용 하는지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는 저자의 철학을 보여 주는 지점이다.
이러한 글과 그림을 통해 어린이들은 주변의 공간과 환경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건축의 관점으로 주변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깨우칠 수 있다. 권현정 건축가의 말처럼 “이 생각의 힘이 창의력이다.”
배경 지식의 폭을 넓혀요!
건축으로 만나는 새롭고 다양한 지식
우리가 사는 공간은 왜 이렇게 만들어졌을까? 저자는 이 질문에 충실히 답한다. 주방과 화장실을 가까이 배치하는 게 배관을 길게 늘이지 않으려는 의도인 것, 평평해 보이는 지붕도 빗물이 흘러내릴 수 있도록 경사면이 있다는 것 등 흥미로운 정보를 펼쳐 놓았다.
또한 건축이 품은 다양한 교과 지식들을 짚었다.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물’ 설명에서는 ‘힘의 원리’에 대한 과학 지식을 보여 준다. 놀이터의 그네에 작용하는 압축력, 인장력 등의 힘을 그림으로 짚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도시 계획’ 설명을 통해서는 ‘인문 환경’에 대한 사회 지식을 다룬다. 역사적인 도시 마드리드와 로마는 길이 거미줄 같고, 새로 만들어진 도시 뉴욕은 길이 반듯반듯한 점 등을 들어서다.
이렇게 건축을 통해 배우는 지식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배움은 자신의 경험과 연결시킬 때 훨씬 더 큰 효과를 낳는 법!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은 이제 자신의 방과 집, 동네를 보고 ‘이 공간은 왜 이렇게 만들어졌을까’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이것만큼 공부를 부추기는 기회가 또 있을까.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힘주어 강조하는 이야기가 있다. 저자는 클라라의 입을 빌려 말한다. “건축물은 건축가 혼자 짓는 것이 아니었어요. 아주 많은 사람이 필요하고 모두 다 중요합니다.” 앞으로 협업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수많은 일들을 만들어 나갈 어린이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지식은 바로 이것일 것이다.
*초등 교과 연계
과학 4-1 물체의 무게
사회 3-1 우리 고장의 모습 3-2 환경에 따라 다른 삶의 모습 5-1 국토와 우리 생활
상식과 교양을 더해요!
전 세계의 위대한 건축가와 건축물
뉴스와 신문에 오르내리지만 어린이들이 알 기회가 흔치 않은 현대 건축가와 대표 건축물을 부록에서 만날 수 있다. 최초의 현대식 아파트라고 할 수 있는 르 코르뷔지에의 ‘위니테 다비타시옹’, 건물이라는 액자 속에 태평양을 펼쳐 보이게 설계한 루이스 칸의 ‘소크 생물학 연구소’, 건축 때문에 베어 낸 벚나무를 기억하기 위해 건물 콘크리트 벽에 나뭇잎을 새겨 넣은 안도 다다오의 ‘비트라 콘퍼런스 파빌리온’ 등 현대 건축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위대한 건축가 20명과 그 대표 건축물을 소개한다. 각 건축물의 특징을 담은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이 건축물들이 왜 오래도록 사람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지, 어떠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를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