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 공간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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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가우디 (지은이),이종석 (옮긴이)
(다빈치)
152*223mm / 208p / 무선제본 / 날개o
바르셀로나는, 국내에서는 1992년의 세계올림픽으로 이름이 알려졌고, 스페인 내란 당시에 인민전선 정부의 거점이 되었던 스페인 제1의 도시. 예술사에서는 피카소와 미로, 카잘스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는 세계의 관광객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으로 남는 것은,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들이라고 한다.
이 책의 표지에도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교회'. 사진으로만 보아도, 어떻게 이런 건물을 상상했을까 싶을 정도로 놀라운 건축물이다. 흘러 내릴 듯한, 살아 움직일 듯한. 그 앞에 서면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그 장엄함에 마음이 흔들릴 것 같다. 가우디는 서른 한 살인 1883년부터 1926년 사망할 때까지 이 건축에 매달렸고, 전에는 반교권주의자였으나 독실한 카톨릭신자가 되었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와 2부는 가우디의 자필 원고와 그가 남긴 말들로 엮은 것. 그가 생전에 강연을 하거나 책을 쓴 적은 없다. 자필 원고로는 '대를 이어 사는 집'과 '레우스 박물관 초고'가 이 책에 실렸고, 남긴 말들은 그의 아틀리에를 방문했던 건축가와 건축학교 학생들에게 했던 것으로 방문객들이 기록해 남긴 것이다.
3부는 가우디 연구가인 호안 바세고다 노넬의 연구를 참고로 옮긴이가 정리한 가우디의 '모범적인' 생애이다. 가난한 구리 세공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바르셀로나 시립 건축학교를 최하위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놀라운 상상력, 인문학과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로 위대한 건축물들을 창조해낸 가우디의 생애와 작품들을 시간순으로 서술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글보다는 141개의 컬러 도판들이다. 가우디의 작품들을 구석구석,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준다. 당장에라도 바르셀로나로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사진들을 보노라면, '시대와 함께 유능한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남기고 사라져 갔다. 그렇게 해서 아름다움은 빛을 발한다'는 가우디의 말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