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기록
/
안윤
(스토리지북앤필름)


102*162mm / 248p / 무선제본 / 날개x





고이거나 흐르거나 때로는 나를 넘어 범람하던 말들,
당신에게 무자비하게 뱉거나 묵묵히 삼키던 말들,
내게로 쏟아지거나 증발하던 말들,
나의 언어는 형태를 갖기에 희미하거나 무르다.


안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자주 바라봅니다.
흔들리고 있는 것들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갑니다.
살아 있는 나날은 대부분 흐릿하거나 담담합니다만,
그럼에도 어떤 날에는 실금 같은 빛이 찾아와 줍니다.
따가운 희망 같은 것을 남기고 갑니다.
그것이 말이 되고 글이 되고 때로는 침묵이 됩니다.
곁에서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침묵을 굳이 언어의 편으로 불러오는 일,
그것이 밥벌이와 더불어 하고 있는 유일한 일입니다.
수필집 <수기水記>를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