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직장인의 마음이 생생하게 묻어나는 여행기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울컥,”
직장생활을 오래 한 사람치고
퇴근 길에 ‘울컥’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그런데 맡겨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칭찬까지 받고
집으로 오는 길에 눈물이 났다면… 뭔가 문제가 있지 않을까.
“대표님, 저 정말 일을 잘하고 싶어요. 다시 이 길로 돌아온다고 해도,
적어도 제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시도를
한 번은 해봐야겠어요.”
지은이는 그 ‘한 번’을 위해 직장을 등진다. 지은이는 ‘어떤 삶을 원하는지’ 자신에게 묻기 위해 혼자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난다.
쌩초보 여행자가 되어 몸으로, 마음으로 길을 구르고 사람들과 부딪친다.
기분에 취해 포도주를 진탕 마셨다가 이튿날 고통에 빠지기도 하고(외국에 나가면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구나!), 여행자들과의 적정한 거리를 고민하며 끙끙거리고, 폭풍 같은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한다.
이 길로 가는 게 맞을까
길 위지만 매일이 선택의 연속이다. 눈 앞의 길, 인생의 길 앞에서 지은이는 끝없이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인다.
반복적인 직장인의 삶이 쳇바퀴 안의 다람쥐처럼 갑갑했지만,
산티아고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햇빛, 공기, 나무들이 어제의 그것이 아니었듯,
도시에서의 나날도 실은 모두 새로운 날들이었다.
800킬로미터를 완주한 몸과 마음으로
앞으로 어떤 일도 거뜬하게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
이런저런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아량과 배포가 차오른다
지은이는 혹독하고 가혹했지만, 또 그만큼 충만했던 산티아고 순례길이
긴긴 ‘배움의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내게 맞는 속도로, 내가 경험하고 싶은 길로 가는 게 나다운 삶이라고.
도전의 길, 사색의 길, 행운의 시간 등 총 3부로 구성되었고,
정감있는 동물 일러스트를 비롯한 스케치는 모두 지은이가 직접 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