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걸
어른의 소꿉놀이
/
다미안
(살리다)


120*185mm / 168p / 무선제본 / 날개o




무엇에 대해 쓸까 하며 거실을 둘러보다가 눈에 띄는 별거 아닌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누구의 집에나 있을 법한 흔해빠진 물건들에 대한, 나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남들 읽어보라고 쓰는 일.
(…)
나는 딱히 열심히 싸운 것도 아니지만, 후반전 들어가기 전에 악수라도 한번 해두는 마음으로 글들을 내놓는다.
당신의 싸움도 조금 덜 고단하기를. 
<딱히 싸운 것도 아니지만 악수는 해두려고> 중에서
냉장고, 가스레인지, 티브이, 세탁기, 고양이 용품...,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물건들과 나 사이의 역사를 되짚어가며 글을 썼습니다.
우리 집을 구성하는 모든 물건이 나의 역사를 한 조각씩 품고 있습니다. 
불이 들어오지 않는 가스레인지를 잡고 씨름을 하다가 한 조각, 시끄러운 냉장고를 노려보다가 또 한 조각, 되살아나는 기억들 때문에 피식피식 웃어가며 썼습니다.
궁핍과 불편의 기록이기도 해서 군데군데 짠내가 나기도 합니다만, 어차피 멀끔하기만 한 삶을 가질 수는 없잖아요? 괜찮기만 한 삶을 가진 사람도 없고요.
그런 사람 있대도 부럽지도 않을 것 같지만.
내 이야기 쓰느라 바빠서 생각하지 못했는데, 엮으면서 생각하니 불편을 해소하고 결핍과 화해해야 하는 모든 피곤한 사람들에게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 같더군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시끄러운 호프집에서 “내가 그때 어땠는 줄 아냐?” 하고 고생담을 겨루는 듯한 글입니다. 
‘니 똥 굵다, 임마!’ 하고 코웃음 치는 마음으로 읽으시면 제맛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