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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e been to Europe only tw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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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e been to Europe only twice.
/
최기훈


210*297mm / 184p / 노출제본



유럽에 두 번 다녀오면서 찍어 온 장면들과 함께, 서로 다른 시기에,
서로 다른 이유로 유럽에 다녀온 사람들의 글들을 담았습니다.
연관이 없는 사진과 글이 만든 맥락이 읽는 사람에게는 어떤 감흥이 되어 남을까요?
유럽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하는 사람에게, 혹은 먼 훗날의 여행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의 말과 장면들이 어떻게 읽힐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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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두 번 다녀왔습니다. 처음은 제대 3일 후, 군인 티를 벗지 못한 스물셋의 여행자인 채로였고,
두번째는 이제 막 프랑스에 애정을 갖기 시작한 스물다섯의 교환학생으로서였어요. 그때 찍은 사진들을 다시 보니,
제 눈에 씌었던 콩깍지가 뚜렷이 보이더라고요. ‘이방인 필터’ 정도로 부르면 될까요? 누군가의 일상적인 산책이
제 눈에는 낭만적인 로맨스의 한 장면처럼 보이고, 담배 사러 가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이 뭐랄까,
삶의 애환이 묻은 고독한 발걸음 비스름하게 보이고, 그런거요. 부끄럽지만 여행이 그래서 재밌는 거잖아요?

그렇게 ‘이방인 필터’ 너머로 봤던 유럽의 모습들을 주관적인 맥락과 순서로 엮었습니다. 서로 다른 시간에,
서로 다른 이유로 유럽을 찾았던 사람들의 짧은 글들을 함께 담아 이렇게 책으로 만들었어요. 일상의 장면들이
제게 다른 의미로 다가와 사진으로 남았듯, 애정을 이야기하는 귀여운 글이나 고통스러웠던 여행에 대한
분노로 써 내려간 글이 제 사진 옆에 있으니 또 다른 장면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읽는 사람의 상황과 날씨 같은게 더해지면,
저는 예상치 못한 전혀 다른 감흥을 주는 책이 될 수도 있겠죠.

책에는 120여 장의 사진과 15편의 글이 실려있습니다. 여행의 기억을 열렬히 곱씹으며 그리워하는 사람에게,
또 먼 훗날의 여행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여기 있는 말과 장면들이 어떻게 읽힐지 궁금합니다.
유럽을 기억하는 방편으로 만든 이 책이 여러분께는 어떤 맥락이 되어 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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