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celona 27 dí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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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140*210*15mm / 247p / 무선제본 / 날개x
첫사랑 도시, 바르셀로나. 그곳이 너무 좋아 갈 때마다 늘 여권을 찢어버리고 슬그머니 눌러앉고 싶었습니다.
가까스로 이성을 되찾은 뒤 진지하게 조금 긴 여행을 계획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바르셀로나 한 달 살기. 예전의 여행들에서처럼 발걸음 가볍게 캐리어 돌돌 끌며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건만, 내가 끌고 있는 것은 바로 유아차.
그리고 그 안엔 세 살짜리 꼬마가 타고 있죠.
문득 서반아의 김 첨지가 된 것은 기분 탓일까요?
덕분에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가서도 놀이터를 들려야 하고, 구엘 공원에서도 미끄럼틀을 타야 합니다.
이것은 여행일까, 고행일까 되뇌는 사이 저 멀리 한국에서 구원투수가 날아옵니다.
바로 환갑을 맞이한 엄마.
바르셀로나의 눈부신 태양 아래 우리는 함께 잔을 부딪치고, 시에스타를 즐기다가도 정신을 차려보면 하루 이만보씩 걷고 있습니다.
엄마와 딸 사이의 지긋지긋한 싸움을 이어가기도 하고, 눈물 글썽이며 화해하기도 하죠.
우리는 과연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요?